모래로 만든 세상이 상상을 뛰어넘는 풍경을 펼쳐낸다. 단단하게 다져진 해운대 백사장 위로, 수 미터 높이의 모래조각들이 그야말로 ‘살아있는 한국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해운대 모래 축제’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모래로 만나는 K-컬처’를 주제로, K팝과 드라마는 물론 전통 건축, 음식, 한글, 캐릭터 등 한국문화 전반을 모래로 표현해 국내외 관람객을 맞이한다. 축제의 백미는 ‘세계모래조각전’이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등 각국의 작가 14명이 참여해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군신화, 고구려 수렵도, 경복궁, 한글, 부산행, 아기상어 등 주제는 고전과 현대, 실존과 상상 너머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특히 메인 조각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높이 12m, 가로·세로 25m의 초대형 모래작품은 경복궁·다보탑·첨성대를 배경으로 이순신 장군과 전통 혼례 장면을 생동감 있게 재현한다.
관람객은 그 거대한 풍경 속을 직접 걸으며 조각 사이를 누비게 된다. 모래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와 예술이 어우러진 전체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0년 역대 인기작들을 되돌아보는 ‘20주년 존’, 축제의 발자취를 한눈에 보여주는 ‘파노라마 룸’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올해는 체험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됐다. 관람객이 직접 조각을 만들어보는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작가들에게 기술을 배우며 나만의 미니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인기 코너다.
현장 즉석 대결 형식의 ‘스피드 모래조각’도 진행돼 즐거운 관람 경험을 더한다.
어린이를 위한 ‘모래 놀이터’와 ‘보물 낚시 체험’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바다와 모래, 놀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구성이다.
또한 구남로 일대는 ‘K-컬처 거리’로 꾸며진다. ‘오징어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전통놀이 체험, 딱지치기·비석치기, 랜덤 플레이 댄스 같은 참여형 퍼포먼스도 이어진다.
지나가는 누구든 음악이 나오면 무대가 되고,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공간이다.
해운대 모래 축제는 2005년 APEC 정상회의 기념행사로 처음 열렸다. 20년 동안 이어지며 해운대의 대표 행사이자, 세계에서도 유일무이한 모래 예술 축제로 성장했다.
해운대구는 “올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세계인이 사랑하는 K-컬처를 예술과 놀이로 풀어낸 특별한 해”라며 “온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모래가 단순한 재료를 넘어 하나의 문화 언어가 되는 순간. 5월의 해운대는 바다보다 더 넓고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걷기만 해도, 보고만 있어도 설레는 계절. 이번 봄, 그 특별한 모래 위의 한국 문화를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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